1. 채널을 돌리다 삼선동의 가파르고 구불거리는 골목, 그 안에 빼곡한 집들을 보았어요. 계단 윗집에서 아랫집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, 이웃들이 골목에 모여 다 같이 삼겹살을 구워 먹는 계단 동네 풍경이 생경하게 느껴지다 한 아주머니의 "그럼, 우린 어느 집 신랑이 몇시에 출근해서 몇시에 퇴근하는지 다 알지." 웃으며 하는 인터뷰에 결국 진저리를 치고 말았습니다. 혼잡한 길, 타인과 잠시 스치는 것도 견디기 힘든 사람에게는 악몽같은 다정함이지요. 이렇게 괴팍하게 살아도 되는가, 싶다가도 제 시야를 둘러싼 두껍고 네모난 콘크리트가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걸 어쩌나요.